현진건 운수 좋은 날- 줄거리, 주제, 작품 해설, 작가 소개

안녕하세요, 리모스토리입니다! 이번 글은 정말 오랜만에 써 보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좀 더 성실하게 글 올리겠습니다.

제목에서도 보셨다시피 이번 모모네 도서관 코너에서 소개할 책은 운수 좋은 날입니다. 운수 좋은 날은 현진건 작가의 작품으로 근대 문학의 대표라고 불리어질 만큼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럼 기본적인 정보부터 훑고 넘어가 볼까요?

운수 좋은 날
작가: 현진건
창작년도: 1924년 6월, (개벽) 48호 연재
갈래: 사실주의 소설
성격: 사실적, 비극적, 반어적, 사회 비판적
시점: (3인칭)전지적 작가 시점
시간적 배경: 1920년대 서울
공간적 배경: 경성부
주제: 일제 강점기 하층민들의 비극적인 삶

줄거리

비가 내리는 이 날은 인력거꾼 김 첨지에게 운수 좋은 날이었다고 소개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앞집 마나님을 모셔드리고 교원인 듯한 한 양복쟁이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어 삼십전과 오십 전을 단번에 벌어낸 김첨지는 이 팔심 전이라는 돈에 눈물을 흘릴 듯 기뻤는데요, 아픈 아내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음이었습니다. 김첨지의 아내는 거의 한 달이 넘도록 기침을 해댔는데, 김첨지는 병이라는 놈에게 약을 주면 계속 따라온다면서 의사에게 보이려 하지 않아 아내의 병이 무슨 병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아내의 병이 이토록 심해지기에는 열흘 전 조밥을 먹고 체한 때문이었는데요, 김 첨지가 나무와 좁쌀을 사서 주자 배가 고팠던 아내가 채 익지 않은 좁살을 입에 급히 욱여 넣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아내는 이제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김 첨지를 졸랐습니다. 김 첨지는 조밥도 먹지 못하면서 무슨 설렁탕이냐며 화를 내지만 그렇다고 설렁탕을 사 주지 못하는 그의 마음도 차마 편치 않았습니다.

이제 설렁탕을 사 줄 수 있다면서 마음이 푼푼해진 김 첨지가 길을 가는 도중, 그에게 또 다른 행운이 찾아옵니다. 한 학생이 인력거를 부른 것이었지요. 아내가 오늘은 나가지 말라면서 조르던 모습, 그리고 일찍 일을 끝내고 오라는 애절한 목소리가 아른거렸지만 김 첨지는 애써 무시하고 학생을 태워 무려 1원 오십 전을 법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편치 않던 김 첨지는 근처 선술집에서 만난 친구 치삼이와 술을 마시며 그 마음을 달래려 하지요. 돈이 많이 들어도 김 첨지는 보란 듯이 돈을내놓으며 그런 돈은 다 내겠다고 큰 소리를 쳐 댑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꺼내며 웃고 떠들던 도중, 갑자기 김 첨지가 아내가 죽었다며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가 친구들이 걱정하자 죽지 않았다면서 웃으며 집에 설렁탕을 사 가지고 갑니다.

그런데 집안은 아내의 기침소리, 아이인 개똥이의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습니다. 다만 이 정적을 깨기는커녕 더 불안하게 만드는 개똥이의 젖 빠는 소리가 날 따름이었는데, 이 소리가 젖 넘어가는 소리는 나지 않고 빡빡거리며 빠는 소리만이 났습니다. 막무가내로 김 첨지가 문을 연 뒤 느낀 것은 코를 찌르는 추기였습니다. 김 첨지가 아무리 소리를 쳐도 아내는 대답이 없었고 아내의 위로 뜬 눈을 확인하자 김 첨지는 문득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설렁탕을 사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생각해 볼 점

아내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이었을까?

여러분은 이야기 속의 아내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내를 의사에게 보이지 않았던 김 첨지? 아니면 조밥을 마구 먹어 병세를 더 심하게 만든 아내? 김 첨지는 병든 아내를 두고 돈을 벌러 나간 선택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내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요. 그러나 아내 역시 병중에 소화가 어려운 조밥을 먹고 체해 상태를 악화시켰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자기 몸을 돌보지 못한 점도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 책을 읽을 때,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거세게 내린다 같은 비에 관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 표현을 느끼면서 감상하시면 책의 분위기에 더 몰입한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작품 내내 등장하는 비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비는 김 첨지의 고단한 삶과 불행을 더욱 강조하며, ‘운수 좋은 날’이라는 제목과 대비되는 아이러니를 형성하고 있어요. 또한 비는 사회적 눈물과 비극, 정화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러한 상징성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읽을 때 더 깊이 있는 이해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의 대비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이 자주 맞부딪히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김 첨지가 아픈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 오지만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는 이미 차갑게 식어 있고, 그는 비를 맞으며 하루 종일 손님을 태워 돈을 벌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현실은 너무도 냉정합니다. 이렇게 따뜻함과 차가움이 계속 교차하는 모습은 겉으로는 운수가 좋은 하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극으로 끝나는 아이러니를 더 선명하게 보여 주고, 읽는 우리에게도 인물들의 처지와 그 시대의 어려움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하지요.

반어법에 담긴 의미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는 재밌게 숨어 있는 반어법이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제목부터가 이미 반어인데, ‘운수 좋은 날’이라 하니 누군가에게 정말 행운이 가득한 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김 첨지는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아픈 아내랑 어린아이 걱정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거든요. 게다가 겨우 번 돈으로 잠깐 행복을 느끼는 장면도 나오지만, 그 ‘행운’ 뒤에는 여전히 불행과 고생이 남아 있어요. 아내에게 화를 내는 장면조차 겉으로는 욕설이지만 속마음에는 걱정과 사랑이 숨어 있고, 술에 취해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 ‘우리 마누라가 살았다네’라고 말하는 장면도 실제로는 아내가 죽어 있으니 말과 현실이 엇갈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작품 전체가 기대와 현실, 말과 마음 사이의 반전을 통해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주는 것이 바로 반어의 묘미입니다.

작가 소개

현진건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소설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였습니다. 2005년 8월 15일, 독립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이 추서되었어요. 한국 현대문학에서 그는 리얼리즘의 시초이자 가장 한국적인 문학을 쓴 거성으로 평가받습니다. 사회와 인간 개인에 대한 고찰을 소설 속에 담아냈습니다.

그는 1900년 8월 9일 대구군 서상면 계산리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가족은 개화파 집안 출신으로, 현진건의 아버지와 형들은 관직에 있었고, 이러한 배경 덕분에 현진건은 어린 시절부터 학문과 문화를 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친일을 한 다른 문인과 달리, 현진건은 끝까지 일본과 타협하지 않고 독립운동에 참여했습니다.

문학적으로 현진건은 근대식 문장과 리얼리즘을 한국 문학에 성공적으로 도입했으며, 대표작으로는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빈처》가 있습니다. 그는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사회의 모순을 드러냈습니다. 말년에 그는 양계업 경영의 실패와 병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문학적 지조를 지킨 채 삶을 마감했어요.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운수 좋은 날》과 현진건 작가, 그리고 작품 속 비극적 현실과 반어법의 묘미를 조금이나마 느끼셨기를 바라요. 다음 모모네 도서관 코너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으로 찾아올게요. 모두 즐거운 독서 되세요!



rimo ma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리모스토리의 포스팅을 하고 있는 RIMO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고, 리모스토리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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